2007년 01월 29일
우승 축하해, 소년.
소년, 이제 열 일곱.
코츠볼트의 모든 풀맛을 아는 너를
배가 고프다며 침대에 없드려 힘없이 울던 너를
대충 닦은 안경을 코 끝에 걸친 너를
세상의 주인공은 어차피 따로 있다고 생각할 너를
그런 너를 최고로 만들어 주고 싶어서, 가장 높은 곳에서 훨훨 나는 게 보고 싶어서.
아주 많이 좋아해, 소년.
어린 소년의 갈빛 머리칼을 쓱쓱 쓰다듬고 싶었고
어깨를 도닥여주고 싶었고 안아주고 싶었고
네가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고 그저 안온함 속에서 자랄 수 있도록
그럴 수 있다면 그래주고 싶었는데.
그러질 못해서 그저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건, 네가 가장 멋진 곳에서 빛날 수 있게 해 주는 것.
아주 많이 좋아해, 소년.
네가 열 일곱에 벌써 술에 쩔어버렸더래도 벌써 생활고에 지쳐버렸대도
솔직하지 않은 말들만 툭툭거린다고 하더래도
아무도 상처입히고 싶어하지 않는, 멋쩍어 뒤돌아 얼굴 붉히는 너를 알고 있어서.
우승 축하해, 우리 막군. 앞으로도 더 많이 좋아할 수 있었으면 해, 너를.
그래도 술은 그만 줄이도록 해. 이 불량 소년!
# by | 2007/01/29 00:09 | 트랙백 | 덧글(2)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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